2010 남아공 월드컵 '감옥에서 시작한 축구가 월드컵을 유치했다' : 남아공 월드컵 기념 1온스 금화 (화동양행)

화폐 테마여행 2010/03/22 09:22 Posted by 칼리오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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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flickr



이제 곧 세계 축구의 축제 남아공 월드컵이 열립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아공. 낯설지 않으면서도 낯선 이름의 국가. 아프리카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남아공에서도 물론이고요) 이번 월드컵엔 조금 재미있는 사연이 있더라고요.


아프리카라고 축구를 못한다고 생각하면 오산. 나이지리아, 이집트, 카메룬, 가나, 세네갈 등 이름만 들어도 월드컵 본선진출국 명단이 떠오르신다면 아프리카에 얼마나 축구 고수들이 많은지 아실 수 있으실 거 같습니다. 이런 축구강국들이 즐비한데 어떻게 수십년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남아공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첫 월드컵 개최지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2004년 5월 15일 남아공이 2010년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되었다고 선언한 것이 자기 삶에서 더할 수 없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남아공에서의 축구는 마치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과 비슷한 정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 남아공은 인종차별정책으로 유명하지요. 백인들이 이주해 원주민(흑인)들의 토지를 약탈하고, 인종등록법을 마련해서 주민을 인종별로 분류하는 등 1990년까지 가장 악랄했던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차별정책을 펼쳤습니다.



196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반에 정치범 수천 명을 로벤섬에 가두었습니다. 정치범들은 영양가라곤 없는 옥수수죽을 먹으며 아침부터 밤까지 노예처럼 일했다고 합니다. 나치가 유대인에게 자기가 묻힐 구덩이를 파게 했듯이 간수들은 점치범에게 자기가 갇힐 감옥을 스스로 짓도록 채찍질했습니다. 교도관들은 몽둥이를 휘둘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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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정치범 수용소로 유명했던 로벤섬 @geoftheref from flickr


그런 감옥에서도 독방에 갇혔던 넬슨 만델라 같은 지도들에게서 메시지가 흘러나와 감옥 전체에 퍼집니다. 로벤섬을 투쟁의 대학으로 변모시키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수감자들은 수많은 교육활동들로 활기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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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벤섬 기념관에 전시된 넬슨 만델라 사진



그 많은 교육활동 중 '대박'은 바로 축구. 비누로 주사위를 만들든, 종이조각으로 카드를 만들든, 마만드는 족족 간수들이 빼앗아가는 상황에서 셔츠를 뭉쳐서 만든 임시 축구공은 앗아갈 수 없는 놀이였습니다. 셔츠는 다시 펼쳐서 입어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요.



남아공의 축구 역사가 이렇게 시작되었다니 기막히지 않습니까? ㅎㅎ


로벤섬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자 수감자들은 그동안 전혀 허락되지 않았던 인권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72시간 이상 감방을 벗어나지 못할 경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야외에서 축구를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비웃던 간수들은 시간이 지나자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1967년 12월, 3년간의 끈질긴 요구 끝에 토요일 30분 야외 축구가 열렸습니다.


수감자들은 이렇게 얻은 소중한 기회를 단순한 여가로 흘리지 않았습니다. 축구협회를 만들어 세계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서 엄격하게 운영하고자 했습니다. 마나카 축구협회(MFA)가 결성되었습니다. 마나카는 1819년 식민주의 세력에 맞서 영국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가 로벤섬에 갇혔던 코사족 지도자의 이름입니다.


이 MFA는 정의와 민주주의에 기초를 두었습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MFA는 그 뒤 20여 년간 이 악명 높은 섬 위에 존엄과 민주주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축구를 이용했으며 FIFA의 규정 원칙 정관을 따랐다'고 했습니다. 그 공로로 MFA는 국가 단체나 개인 단체가 아닌 최초 FIFA 회원이 되었고 남아공은 월드컵 개최를 따내게 된 것입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1990년 로벤섬이 폐쇄될 때까지 정치범들의 민주주의 통로의 역할을 맡았던 MFA는 이후 자유로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기초가 됩니다. 현 대통령인 제이콥 주마는 레인저스 FC의 주장이었고, 국토부 장관 겸 월드컵 조직위원인 토쿄 섹스웰레는 로벤섬 리그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미드필더였습니다. 헌번재판소 부소장인 딕강 모세네케는 MFA 초대 회장이었고, 남아공 국제아동센터 센터장인 마커스 솔로몬은 MFA 심판위원이었으며, 국제의료정보학협회 부회장인 세딕 아이잭스는 MFA의 응급치료위원이었습니다.


^^


남아공에서의 축구는 단순한 경쟁이 아닌 협동과 화합이며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주춧돌이었습니다. 이번 월드컵의 경기보다 50년 전 로벤섬에서의 축구경기가 살짝 궁금해지네요. ^^
로벤섬에서의 일들을 영화로 만들면 영화 <쇼생크탈출> 보다 더 감동적일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요. ㅋㅋ





참고한 도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이라는 신간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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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2 09:22 2010/03/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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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구야 날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델라가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내가 감옥에 있은 때 끝 까지 나를 지켜준 아군은 희망이었다고,,,,,
    그 희망이 월드컵을 유치했군요...

    2010/03/22 12:09
    • 칼리오페  수정/삭제

      ^^ 남아공 월드컵은 역사를 알면 다른 곳보다 뜻깊은 것 같아요...

      2010/03/23 09:52
  2. 초얼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차별받아본 사람은 그 차별당하는 것이 얼마나 서럽고 울컥하는 일인지 잘 압니다. 인간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경계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본능일지도 모르지만 그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은 정말... 전혀 비난받거나 무시당할 일이 아닌 이유로 모욕당하고 차별받는 일을 경험해 보셨는지요? 인종, 민족, 국적, 계층이 다르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군대, 회사, 학교, 심지어는 만민 평등을 강조하는 종교 집단이나, 같은 공동체에 사는 이웃한테도 무시당하고 차별받으면 미치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위와 같이 그저 '다르다'는 이유라서면 더더욱 기막히는 노릇이죠.
    그래서 만델라 같은 이들이 필요하고 위대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필요악과도 같은 본능에 맞서 이성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면서 투쟁을 했으니까 말입니다.

    2010/03/29 23:39
    • 칼리오페  수정/삭제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하지만 아직도 편가르고, 신뢰가 아닌 복종으로 '조직'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단 나아진 것 같아요.

      2010/03/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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